글과 여행
[유럽] 이스탄불이여 안녕
Ai.dopro
2025. 6. 11. 10:5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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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스탄불이여 안녕
한 도시를 두 번 마주했다.
처음은 설렘이었고 두 번째는 깊은 숨결이었다
50일 전, 이스탄불을 처음 찾았을 때 나는 유럽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
돌마바흐체의 호화로운 궁전,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의 고요한 푸른 돔,
그리고 아야소피아의 역사적 중력을 따라 걷는 거리 그 모든 것들이 마치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건너는 듯했다
이번에 다시 이 도시를 찾으며 나는 아시아의 숨결에 다가섰다
카디쿄이와 우스퀴다르 골목과 모다해변을 걷고 노을이 질 무렵
페리를 타며 유럽의 지평선 너머로 태양이 빠지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
총 11일, 나는 이스탄불을 거의 다 걸었다
톱카프 궁전에서는 오스만의 황금기와 이슬람 성유물을 마주했고
현대 미술관에서는 터키 예술가들의 시선을 들여다보았다
모스크와 성당, 정교회 건축물들이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종교는 벽이 아닌 풍경이었다
해협 위를 가로지르며 마신 차 한 잔,
골든 아워에 담긴 오렌지빛 보스포루스 해협, 그리고 바람.
이스탄불은 나에게 시간의 도시였다
정복과 공존, 유산과 현재, 익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숨 쉬는 곳
언젠가 다시 온다면
그땐 또 어떤 표정으로 나를 맞이할까!
* 오늘로써 60일간의 여행을 마치고
귀국한다.
☆☆☆☆☆
이스탄불, 두 번의 시선/김도이
한 도시를
두 번 마주했다
처음엔
돔 아래의 기도와
파란 타일의 정적이었고
다시 찾은 날엔
노을 위를 건너는 배와
골목의 차향이었다
유럽의 시간,
아시아의 숨결
그 사이에 나
성당과 모스크가 나란한 풍경에서
종교는 풍경이었고
역사는 숨이었다
나는 12일 동안
과거를 걷고
빛을 찍고
바람을 품었다
이스탄불,
그 이름은
나에게
시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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